신뢰 기술로 만드는 미래
블록체인노믹스 시대가 온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으며, 인터넷에 비할 정도로 그 가치를 평가받고 있는 혁신기술, ‘블록체인’. 블록체인은 본격적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좌지우지할 만큼 중차대한 핵심기술이며, 향후 세계 경제를 주도하기 원하는 국가와 기업이라면 필수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해야 할 혁신적 인프라라 할 만한다. 블록체인에 대한 이 같은 전망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암호화폐의 열풍은 여전히 거세며, 세계경제포럼(WEF)은 2025년경 전 세계 GDP의 10%인 8조 달러가 블록체인에 저장되어 거래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그야말로 ‘블록체인이 세계 경제 흐름의 주축이 될 것’임이 확정적으로 선언되고 있는 것이다.
‘위‧변조가 불가능한 구조를 통해 상호 신뢰를 제공’하는 블록체인의 이 같은 획기적 특성은 핀테크, 즉 금융에 기술을 더하는 금융혁신의 차원을 넘어서서, 비즈니스의 범용기술로서 개인정보 관리, 헬스케어, 물류, 콘텐츠 유통 등 수많은 분야에서 혁신과 기회의 장을 열어가고 있다. 일례로 기존에는 건물에 전기화재가 발생하면 원인 규명이 매우 어려웠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면 이야기가 전연 달라진다. 방전 데이터를 건물주, 손해보험사, 소방방재청,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이해관계자들의 블록체인 노드(Node,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의사결정 참여와 합의의 주체)에 분산 저장해 관리하기 때문에 상호 신뢰하고 공정하게 책임지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다.
이 책 《블록체인노믹스》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관점에서 광범위하면서도 세부적으로 검토하면서 블록체인으로 인해 새롭게 펼쳐질 미래를 ‘블록체인노믹스(Blockchainomics)’라 정의했다. 또한 블록체인의 산업분야별 다양한 적용 사례를 분석하며 구체적으로 현상을 파악하고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신뢰기술’이라는 말로 압축해 표현할 수 있는 블록체인이 각종 비즈니스에 적용되면 궁극적으로는 신뢰사회가 이룩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해볼 수 있다. 그동안 IT가 빠른 속도로 발전해가는 와중에 해킹에 대한 불안감은 계속 높아져만 갔는데, 블록체인이 도입되면 정보가 보호되고 거래가 투명해지면서 사생활은 보호되고 기업 활동은 활기를 띨 것이다. 그리고 블록체인은 그동안 우리가 익숙해했던 모든 경제활동을 바꿔나갈 것이다. 상품을 저장하고 유통하고 관리하는 행위, 물건과 자산을 사고파는 행위,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고 구매하고 체험하는 행위 모두에 블록체인은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스마트폰 결제 등 거래행위가 갈수록 간단해지고, 공인인증서보다 더 안전한 시스템을 원하는 현실에서 블록체인은 이러한 시대의 요구까지 반영하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될 것이다.
두말할 필요 없이 경제활동에서는 신뢰가 제일 중요하다는 점에서 블록체인은 더욱더 그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다. 사회 내 신뢰를 공고히 하면서 기존의 경제 시스템을 뒤흔들며 우리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오게 될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적 · 철학적 · 경제적 플랫폼
블록체인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ICT와 경영혁신 등 신기술, 신사업과 관련해 현업에서 많은 경험과 지식을 쌓아온 두 저자는 이 책에서 이 같은 본격적인 블록체인 시대를 앞두고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블록체인과 관련된 개념과 사례, 그 의미와 전망 등을 이해하기 쉽게 기술하고 있다.
1부 ‘인더스트리 혁신 인프라,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의 개념과 영향력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면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데이터 저장소 역할을 하는 블록체인이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결합하면서 나타날 결과물로서 ‘디지털 서비타이제이션(서비스화)’을 거론하면서 그 혁신의 면면을 자세히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 서비타이제이션’이란 고객의 체험에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디지털 기술로 혁신과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또한 블록체인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단지 비즈니스 차원의 활용에 그치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 사회, 경제 등 한 국가와 연관된 모든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것이 블록체인이다. 저자들은 정부 차원에서 종이문서의 디지털화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블록체인을 선도적으로 검토 중인 두바이의 사례를 소개한다. 그 외 전자투표, 탄소배출권 시장에도 블록체인은 적용 가능하다.
2부 ‘사회경제 혁신의 인프라, 블록체인’에서는 전 사회적으로 다방면에 다각도로 활용될 블록체인이 바꾸어나갈 사회경제의 패러다임을 국가 차원에서 그리고 경제학적 관점에서 거시적으로 접근해 이론적, 실제적으로 고찰하고 전망한다. 한 예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국가가 직접 암호화폐를 발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화폐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가 올지를 점검해본다.
또한 저자들은 기본적으로 탈중앙형, 분산형 시스템을 지향하는 블록체인이 개별 비즈니스 모델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경제 시스템 차원에서 ‘분산 구조’로 전환되도록 활용된다면, 시스템의 복잡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 전망한다. 그러면서 비즈니스 영역별, 정치·행정 영역별로 각각의 서비스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만들어질 때 적용할 합의 알고리즘 등을 사전에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때 시장의 리스크를 바라보는 관점과 기준이 국가마다, 기업마다 달라서 ‘똑똑한 바보들’이 제대로 운영과 소통을 하지 못해 시장 전체 시스템을 보장해주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가 등장한다. 저자들은 블록체인의 영향력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즉 블록체인은 최초의 기획 단계부터 연결하고 공유하는 프로세스를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모델을 꿈꾸기 때문에, 시장 시스템 전체를 바라보고 이해관계자 모두가 공통으로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플랫폼 기업의 독점화를 견제하고 커먼즈(Commons, 공유재)의 확장을 시도하는 ‘플랫폼 협동주의’가 블록체인 기술과 결합되리라 본다. 이로 인해 펼쳐질 ‘커먼즈 경제’는 시장 환경을 변화시키고 특정 기업과 개인을 뛰어넘어 새로운 부를 창출하고 분배하는 사회경제 시스템 혁명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거래 혁명의 높은 파고를 넘어서라
신뢰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블록체인은 교환뿐 아니라 거래 자체를 촉진시킨다. 거래에 신뢰의 숨결을 불어넣음으로써 블록체인은 자체적으로 살아 있는 시장으로서의 속성을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신뢰 기술로서의 블록체인은 거래관계 자체를 새롭게 정의하도록 요구하기 때문에 사업모델 수립과 유통 과정, 업무 방식, 기업 문화까지 전면적, 근본적 변화를 촉발한다. 따라서 이제, “블록체인은 무엇인가”라는 차원에서 “블록체인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실효성 측면으로 우리의 물음이 옮겨가야 한다.
인터넷 강국인 우리나라는 3차 산업혁명의 최대 수혜자라 할 만하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까지 총체적으로 바꿀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파고 앞에서는 아직도 헤엄칠 준비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 그 변화의 중심에는 바로 ‘블록체인’이 있다. 하나의 적용 사례에 불과한 가상화폐는 사회경제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고 있으며, 급기야 세계경제포럼은 “전 세계 GDP의 10%가 블록체인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아마도 블록체인이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력만큼 그 변화의 파도는 더 빨리, 더 크게 닥쳐올 것이다. 이 같은 급진적인 시대의 변화 앞에서 우리는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인 중앙집권·수직·획일화된 조직문화부터 분권·수평·자율적 조직문화로 바꿔야 한다. 그리고 이 작업을 위한 적격의 플랫폼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이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력만큼 그 변화의 파도는 더 빨리, 더 크게 닥쳐올 것이다. 우리는 어쩌면 블록체인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게 될지도 모른다. 미래를 준비하는 독자들에게 《블록체인노믹스》가 가이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