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들의 통념을 깨는 7가지 변화 전략
균형, 협력, 창의성 탁월성, 공정성, 열정, 준비…
항상 정답은 아니다
깨고, 비틀고 조합하라!
왜 우리 회사는 노력을 해도 성과를 내지 못하는 걸까?
최근 각 경제연구소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3%,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지치인 1.75%… ‘저성장, 저금리, 저물가 시대에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란 푸념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시기다. 창조 경제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회사에선 창의, 혁신, 탁월성 등을 주요 선결 과제로 삼고 구성원을 독려한다. 지금 보다 더 나은 결과나 성장을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체에선 “아이디어에 미쳐라! 아이디어가 없으면 죽어라!”라는 공격적인 슬로건을 걸며 전 구성원에게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는 국내 한 기업의 예시가 아니라 이윤을 목적으로 한 전 세계 기업들에게 마찬가지로 해당될 것이다.
이렇듯 대부분의 기업이 직장에서 미덕이라 부를 만한 가치를 부르짖고 조직 문화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을 수십 년 간 계속 해왔지만, 어째서 현재 성공한 기업을 꼽으라고 하면 극소수일까?
《성과를 내려면 원칙을 비틀어라》의 저자 제이크 브리든은 이런 현상을 맹목적으로 기업 내 형성된 미덕을 숭배한 결과라고 단언한다. 고생물학과 진화생물학 분야의 저명한 학자 故 스티븐 제이 굴드의 말을 빌리면 더욱 명확하게 설명이 가능하다.
“우리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며, 그래서 절대 검증하거나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 스토리들은 대부분이 잘못된 것들이다.”
제이크 브리든은 이런 일련의 인식들을 ‘신성한 소’를 숭배한다고 비유하고 있다. 힌두교가 융성하고 있는 인도에선 소 그 자체가 독실한 숭배를 받는 신성한 대상이다. ‘신성한 소’라는 표현은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숭배의 대상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성스러운 것이며, 어떠한 형태로든 비판이 허용되지 않는 관념이나 관습, 제도를 가리킨다.
당신의 직장에서 절대 변하면 안 된다는 원칙이 있는가?
인도에서 운전자들은 꽉 막힌 도로에서 소들을 발견하면 어렵게 피해 다녀야 한다. 우리가 직장에서 접하는 신성한 소는 그렇게 얼른 눈에 띄지는 않는다. 여러 기업이나 조직을 컨설팅하면서 저자는 직장 내에서 가장 강력하고 가장 인식하기 어려우며 가장 많은 해를 끼치는 신성한 소로 균형, 협력, 창의성, 탁월성, 공정성, 열정, 준비를 꼽는다. 이 일곱 가지 미덕은 세상의 모든 직장, 모든 산업, 모든 직급에서 등장하며 절대적으로 숭배된다. 아마도 우리 자신이나 옆 동료에게서 하나 이상의 증상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며 저자는 단언하고 있다. 물론, 이 미덕들을 전혀 갖추지 않았다면 그것도 문제일 것이다. 핵심은 이 미덕들이 언제 어떻게 효과 또는 역효과를 내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가 아니라 도움이 되도록 하려면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를 알아야만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 악습을 경계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오래된 관습처럼 내려온 미덕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적당히 내려온 미덕을 지키며 조직이나 회사를 꾸려 나가면 비판받을 염려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국에는 조직과 회사는 성장이 둔화되면서 제자리걸음을 걷게 된다. 열심히 일곱 가지 미덕을 지키며 일을 하는데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며, 왜 그런지 문제점을 찾으라는 CEO의 공허한 목소리만 크게 들릴 뿐이다. 결국 회사와, 조직을 이끄는 리더라면 의심 없이 섬겨온 미덕이 언제 악덕으로 바뀌는지를 알아채야 한다. 그것이 바로 ‘리더십’이라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인식의 전환을 통해 비판적으로 미덕을 수용했을 때의 사례를 몇 가지 들어본다.
창의성은 자기만족이 아닌 유용성에 초점을!
어떤 기업이 혼잡한 소셜 미디어 시장으로 뛰어들려면 진정으로 고유한 아이디어를 가져야 한다. 이것이 대다수 사람의 생각이겠지만, 벤 실버먼은 이 말에 동의하지 않았다. 실버먼은 어린 시절에 곤충을 잡으러 뛰어다닐 때부터 수집에 집착했다. 어른이 되어서도 이런저런 온갖 수집품으로 가득한 친구들의 장식장을 보면 탄성을 내지르며 그 앞을 떠날 줄 몰랐다. 구글에 다니던 그는 2008년에 친구와 함께 앱을 만들 생각으로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이듬해에 사이트 하나를 구축했다. 바로 핀터레스트다. 핀터레스트는 이미지 공유 및 검색 사이트로, 모바일 SNS 시장 점유율 면에서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의 수집벽이 핀터레스트로 꽃을 피운 것이다. 인간은 물건을 수집하고 정리하기를 좋아한다. 물건을 상자에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부터 잡지에서 사진을 오리는 것 등은 핀터레스트의 아날로그 버전이라 할 수 있다. 핀터레스트는 온라인으로 그 일을 할 수 있는 간편한 수단이다. 이용자는 다른 사람의 포스트에서 좋아하는 이미지를 자신의 포스트에 ‘꽂을pin it’ 수 있다.
핀터레스트의 성공은 용도변경이라는 개념에 기초한다. 이용자는 좋아하는 포스트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분류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 포스트를 보고 다시 완전히 다른 것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 가령 ‘유리병’을 검색하면 핀터레스트가 제공하는 수많은 영감의 원천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실버먼은 이전에 존재했던 것들과 확연히 다른 것을 충분히 만들어낼 만큼 창의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존재하는 것을 활용했다. 이용자들에게 이미 익숙한 것들을 다른 방식으로 보여준 것이다. 당신도 실버먼처럼 할 수 있었을까?
과정의 탁월함에 목숨 걸지 마라!
한겨울, 스위스 알프스에서 훈련하던 헝가리 부대가 고립되었다. 부대를 인솔하던 중위는 소수의 정찰팀을 꾸려 기지로 돌아갈 최선의 경로를 찾아서 밤이 되기 전에 돌아오라는 임무를 부여했다. 그런데 정찰팀이 출발한 직후에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중위는 그들을 죽음으로 내몬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둘째 날에도 정찰팀이 돌아오지 않자 부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셋째 날에 정찰팀이 돌아와 믿을 수 없는 행운을 누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둘째 날 밤에 정찰팀은 완전히 길을 잃어서 어디로 가야 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에 한 명이 식량 밑에서 지도를 찾아냈다. 그들은 다음 날 아침에 지도를 따라 여러 산을 지난 끝에 부대로 복귀할 수 있었다. 중위는 그 지도를 받아들고 살펴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건 알프스 산맥의 지도가 아냐. 여기서 1,000킬로미터 떨어진 피레네 산맥의 지도라고!”
이 이야기를 처음 소개한 사람은 헝가리의 노벨상 수상자인 알베르트 센트죄르지다. 이후 비즈니스 교수이자 조직심리학자인 칼 와익이 ‘길을 잃었을 때는 어떤 지도라도 쓸모가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재차 인용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지도는 출발점을 제공한다. 출발점이란 출발 전에는 중요하지만 일단 활동을 시작하면 부차적인 요소가 된다. 피레네 산맥의 지도가 사람들을 움직여서 알프스 산맥에서 빠져나오게 했듯이, 잘못된 경쟁자에 대한 지도 역시 논의를 촉발하여 틈새시장으로 가는 올바른 길을 찾게 한다.”
당신은 의미 없는 지도를 가지고 의미 있는 여정을 시작할 수 있는가?
이 책을 선택해 앞부분을 읽는 독자들은 시간의 오랜 시험을 통과한 신성한 미덕과 스스로의 신념이 맞아 떨어지는 것에 부자연스럽다고 생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물고기가 자기가 매일 헤엄치던 물이란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처럼, 기계적 협력이라는 물, 집착적 열정의 바다, 최고가 아니면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과정의 탁월성이라는 웅덩이에 스스로 빠져 있다는 것을 책을 덮으며 마침내 깨닫게 될 것이다. 성과가 나지 않을 때는 지금 신성시 여기는 미덕들에 대해 의심을 하고 틀어보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또한 눈을 돌려 주위에 숨겨진 신성한 소를 찾기 시작하면 사방에서 보게 될 것이다.
세상을 인식하는 당신의 눈이 바뀌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