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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의 다윗

창고의 다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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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은이 주성영
  • 엮은이
  • 옮긴이
  • 브랜드 한국경제신문
  • 발행일 2013-11-08
  • 쪽수
  • 정가 14,000원
  • ISBN 978-89-475-2936-5 03320
책소개

패스트 팔로워로는 부족하다,

우리 경제의 미래 창소기업이 답이다!”

 

 

1995년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대한민국에서 기업은 이류, 관료조직은 삼류, 정치는 사류다라는 요지의 베이징 발언으로 국내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건희 회장의 이 따끔한 지적은 선거 시스템, 정치자금, 탈권위주의 등의 측면에서 정치권의 반성과 발전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세계 1위의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반도체, 가전 등에서도 눈부신 성공을 거두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들 분야 모두 삼성이 개척하지는 않았다. 후발주자로 성공해 1위에 등극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TV가 됐건, 반도체가 됐건, 스마트폰이 됐건 시작할 때는 모두 이류였다. 각고의 노력 끝에 해당 분야에서 일류가 된 것이다. 여기에는 모방·개선·압축성장·스피드·불량률 제로 등 삼성전자의 트레이드마크가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그런데 이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일류의 호사를 누리는 것은 잠시에 그칠 수 있다. 피처폰으로 세계시장을 점령해 나가던 삼성에게 애플의 스마트폰 출시는 큰 위기였지만 다행히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 애플까지 제칠 수 있었다. 그런데 모든 변화에 이렇게 성공적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20136KB금융지주 회장은 한국 경제에는 중국 착시와 삼성 착시, 환율 착시 등 3대 착시가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서 삼성 착시는 대기업 착시를 뜻하는 것이다. 삼성의 경우 휴대전화와 반도체 등 ICT 분야는 중국 대공세로 인해 지금의 호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경고다.

대기업을 대표하고 있는 삼성위기론을 거론하면서 저자는 삼성전자는 이미 삼류다라는 과격한 말로 책의 포문을 연다. 삼성전자가 삼류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가장 히트 상품인 스마트폰에서도 제조사로서의 역할을 넘어서지 못하고 중장기적인 핵심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즉 패스트 팔로워로서 발 빠르게 1위를 차지하는 방법으로 그동안 살아남았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더 이상 남을 따라잡는 게 아니라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삼성의 역할은 이제 문제 자체를 삼성이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고, 그러려면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스피드와 실행력으로 비약적 성공을 이룬 한국의 기업에게 창의력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창의력은 창고에서 나온다. 삼성이 창고로 돌아갈 수는 없으므로 창소기업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대기업은 자신의 영향력을 최대한 발휘해 수많은 창소기업을 적극 후원해야 한다고 저자는 제안한다. 창소기업의 아이디어와 대기업의 실행력과 추진력을 합하는 길만이 삼성이 일류의 자리를 지켜나가고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리는 방법이다.

 

왜 창소기업인가?

 

한국 경제는 삶은 개구리 증후군을 겪고 있다!

창소기업이라는 말은 18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지금은 중소기업법률지원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저자가 제안하는 신조어이다. 이 단어는 창조경제, 중소기업 육성을 포함해 경제민주화, 청년실업, 지역균형발전 등 다양한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중소기업을 말한다.

그렇다면 왜 창소기업인가? 한국은 지금 세계 10위권으로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한국의 경제 발전 패러다임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한국의 경제는 삼성, 현대, LG, 포스코 등 대기업이 이끌고 있는데, 예외 없이 이들의 발전 모델은 후발-모방-개선-압축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를 피터 언더우드는 퍼스트 무버에서 패스트 팔로워전략이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한국은 이런 방식으로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제 따라잡을 대상이 없는 것이다. 여기까지가 패스트 팔로워 성공신화의 한계인데 지금 한국이 딱 이곳에 위치해 있다. 패스트 팔로워 성공신화에 푹 젖어 있는 한국에 있어 가장 나쁜 것은 현재 나빠지고 있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 중 가장 섬뜩한 것은 바로 삶은 개구리 증후군에 비유되는 것이다. 우리는 과거의 성공에 취해 지금 우리가 얼마나 위험한 처지에 놓여 있는지 알지 못한다.

 

대기업은 창의적이기 어렵다!

대기업은 창조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고, 자신의 전공분야가 아닌 창조에 매달릴 필요도 없다. 예를 들어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사들여 전 세계 스마트폰의 절반을 접수했다. 그런데 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삼성전자의 것이 될 뻔했다. 뛰어난 창조를 제값에 사들여 사업화에 성공하는 것의 대기업의 성공 방식이라면 삼성에게는 이런 철학과 안목이 부재해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삼성전자와의 특허 소송으로 유명한 조관현 씨의 천지인 입력 시스템의 개발 및 국가 공인 과정의 스토리가 있다. 한국에서 혁신·창조가 현실적으로 어떤 난관에 처해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규모가 커질수록 창의성과는 멀어진다.’ 위대한 예술작품은 한 개인이나 소수자들에 의해 구현되었고, 비즈니스 분야도 마찬가지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페이스북의 주커버그, 구글의 래리 페이지 등이 모두 20대에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냈다.

중소기업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대기업은 자본과 노하우, 마케팅 시스템 등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사들이고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역할을 구분짓는다. 결국 창조경제의 시작은 개인 혹은 중소기업의 아이디어이고, 이것이 비즈니스화를 거쳐 완성된다. 그런데 아이디어와 비즈니스화 사이에는 공정성이 확보돼야 한다. 아이디어+비즈니스+공정성, 이렇게 세 가지가 창조경제 시스템의 핵심 요소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그런데 한국은 비즈니스화를 담당한 대기업의 처사가 온당치 못해 기술을 빼앗긴 사례가 많아 창조경제의 씨를 말렸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창조경제를 활성화할 것인가?

 

 

창소기업의 미래를 만들어갈 해법은 무엇일까?

 

외국의 사례에서 배운다

세계 각국은 나름대로 중소기업 육성 정책을 가지고 있다. 우리와 환경이 가장 유사한 일본은 전체 기업의 99.2퍼센트가 중소기업이고, 고용의 79.9퍼센트를 중소기업이 책임지고 있어 일본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또한 창의적 중소기업을 위한 생태 구조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은 어떤가? 미국은 자유를 중시하는 시장 구조여서 얼핏 보기에는 능력껏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구조 같지만 의외로 미국의 중소기업 지원책은 막강하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가장 참고가 될 만한 나라의 정책은 무엇일까? 저자는 독일의 미텔슈탄트 즉 중소·중견 기업을 우리가 주목해봐야 할 사례로 꼽는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기계, 화학, 의학, 물리, 수학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했으며, 지금은 바이오의학, 환경, 자동차, 엔지니어 공학도 세계 최고 수준이고, 나노기술, 광학기술, 마이크로 시스템 기술, 신경과학, 생명공학, 공정공학 등에서 세계 최첨단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전 세계 2,734개 히든 챔피언 중 1,307개가 독일의 미텔슈탄트다. 독일 미텔슈탄트의 특징은 미텔슈탄트로 출발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경우가 많고 평생고용을 보장하는 가족기업이 많으며, 연구개발 즉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의 미텔슈탄트는 2009년 글로벌 위기 더욱 주목을 받았다.

 

히든 챔피언, 미텔슈탄트, 창소기업

히든 챔피언은 각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우량 강소기업을 뜻하는 말로서 헤르만 지몬이 쓴 책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히든 챔피언은 소수지만 초점을 맞추고, 문제에 치밀하게 파고드는 훌륭한 인재들로 구성되어 있다.” 창조경제, 창소기업과도 일맥상통하는데 헤르만 지몬에 따르면 세계 2,000여 개의 히든 챔피언 기업이 있고 그중 한국 기업은 25개 정도에 불과하다. 미텔슈탄트의 나라 독일어권은 1,300여 개, 미국은 300여 개, 일본 100여 개에 비교하면 초라한 수치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한국의 창소기업은 미텔슈탄트나 히든 챔피언과 흡사하지만 동일하지는 않다. 저자가 말하는 창소기업은 한국형 미텔슈탄트, 혹은 한국형 히든 챔피언의 개념이다. 독일의 기업들은 기존에 있던 제품의 품질을 높이거나, 생산성을 제고하고,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경우가 많은데 창소기업의 핵심은 기존제품을 혁신한다거나, 기존 시장을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껏 없었던 제품에 도전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이 진정한 창소기업의 핵심개념이다. 미텔슈탄트나 히든 챔피언을 뛰어넘는 한국형 중소기업 혁명으로 창소기업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창소기업은 창고에서 시작한다

 

빌 게이츠는 1998<뉴요커> 지 인터뷰에서 가장 두려운 장애물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창고라고 대답했다. 실리콘밸리의 고전적 창업 형태엔 창고 창업을 염두에 두고 한 답변이다. 실제로 그해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두 명의 스탠퍼드대 학생은 차고를 빌려 사업을 시작했다. 구글 창업의 시작이었다. 게이츠의 두려움이 말해주듯 창소기업 하나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창소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생태계를 가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창소기업의 효과는 엄청나다. 국가경제를 살찌우는 것은 물론이고, 창소기업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창소기업이 활성화된다는 것은 대기업의 횡포에서 벗어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경제 민주화의 주춧돌이 되기도 하며 복지 강화와 지역균등발전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그러면 한국형 창소기업은 어때야 할까? 이 책에서는 마지막으로 한국형 히든 챔피언이랄 수 있는 창소기업들을 소개하고 창소기업을 만들어가기 위한 정부의 노력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창업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기술 창업을 지원하고, 대학은 창업 교육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즉 우리 사회가 끊임없이 창소기업이 만들어지는 구조를 갖추는 게 필요한데,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고 구체적인 육성책을 만드는 데 정부의 노력을 강조한다. 특히 창조경제 및 경제민주화를 주창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의지의 중요성을 피력하고 있다.

목차

1장 삼성전자는 이미 삼류다

왜 창소기업인가?
중소기업에 꽂히다
창조경제를 접하다
삼성전자는 이미 삼류다

 2장 창소기업의 길

(·Creative)
더 이상성공한 패스트 팔로어로는 안된다 
창의적이려면 작아야 한다 
공정성이 중요하다
그들의 창조경제 
창조는 융합이다


(·Small)
부의 복음
그들의 중소기업은 어떨까?
KBS의 히든 챔피언
미텔슈탄트의 나라
한국의 중소기업DNA
아스팔트 위에 핀 꽃




창소기업은 창고에서 시작한다
한양대학교를 주목하라
자본주의 4.0
창소기업은 지역균형발전에 불을 지른다
창소는 무한하다 
 

3Start Up Korea!

정부가 시작하라
대통령이 주도하라
창소는 넓고 할 일은 많다 




4장 바보야, 문제는 교육이야

바보야, 문제는 교육이야
창소기업의 출발은 교육이다
악마의 대변인
다양성이 정답이다

서평

우리의 경제 현실을 직시하면서 주성영 전 의원이 펴낸 이 책은 본인이 중소기업 법률 지원 활동을 통해 터득한 체험과 선진국들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열거하면서 한국 경제의 미래를 위해 창소기업들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또 창소기업의 육성을 위한 정부정책의 역할도 소상하게 고찰했습니다.

대기업 집단들이 지배하는 한국 경제의 현실에서, 창소기업이 사회적 배려 속에 공정하게 경쟁하여 싹을 틔우고, 시장원리에 따라 왕성하게 꽃을 피울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경제민주화 실현의 중요한 일부분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창소기업이 바로 경제민주화입니다.

_김종인(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