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BP

도서

복지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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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은이 로저 로웬스타인
  • 엮은이
  • 옮긴이 손성동
  • 브랜드 한국경제신문
  • 발행일 2011-04-28
  • 쪽수
  • 정가 19,800원
  • ISBN 9788947528
책소개
탐욕과 부패로 얼룩진 복지, 누구를 위한 복지인가?

《복지전쟁》은 ‘잘못된 복지’가 어떻게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지 그 과정을 섬뜩하리만큼 예리하게 분석한 책이다. 복지는 경제·사회·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이슈이자 모든 사람들이 뜨겁게 관심 가지는 주제다.

▶ 복지로 발목 잡힌 기업과 도시의 몰락
공룡기업 ‘GM’이 몰락하고, ‘뉴욕 지하철’이 멈춰서고, ‘샌디에이고 시’가 파산한 배경에는 무엇이 자리 잡고 있을까? 다름 아닌 바로 ‘복지’다.
지난 2009년 6월 1일, 무려 100년 동안 미국 제조업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GM이 미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GM의 몰락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영원할 것 같았던 이 거대기업은, 19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면서 일본 자동차 회사들의 시장잠식을 막지 못했고 2000년대 들어 심각한 경영위기를 거듭하다 결국 무너졌다.
로저 로웬스타인은 GM 몰락의 첫째 원인으로 지나치게 높은 ‘유산비용’, 즉 퇴직자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금과 의료보험 혜택을 꼽았다. 자동차산업이 활황이던 1950년대에 GM과 전미자동차노조는(UAW) 근로자들을 위해 관대한 연금 혜택과 의료보험 혜택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당시 GM의 경영진은 자동차산업이 활황이었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파업을 극도로 두려워했고 임금을 인상하는 것도 매우 부담스러워 했다. 월터 루서라는 걸출한 노조 지도자의 지도 아래 UAW는 임금을 인상하지 않는 것에 대한 반대급부로 퇴직 후의 연금과 의료보험 혜택을 요구했고 양측의 이해관계는 향후 미국 자동차산업의 노사관계의 지형을 수십 년 동안 결정지은 ‘디트로이트 협약’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러나 이는 결국 미래를 담보로 현재의 문제를 회피한 것에 불과했다. 자동차산업에서의 GM의 영향력이 약해지기 시작한 19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GM이 퇴직자들에게 부담해야 할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특히 1990년대 후반에 이르면 GM의 현역 직원은 18만 명인 데 반해, 연금과 의료보험혜택을 책임져야 했던 퇴직자 수는 무려 40만 명에 달하게 되었다. GM은 더 이상 그들을 책임질 수 없었다. 막대한 유산비용을 감당할 길이 없었던 GM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1998년 부품 부문을 별개의 회사로 분리하여 ‘델파이’를 설립하지만 상황은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자회사인 델파이가 2009년 6월 문을 닫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이 문제는 비단 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로웬스타인은 공공기관이나 정부에서도 마찬가지로 연금위기는 존재해 왔고 오히려 공공 부문에서의 위기가 일반 시민에게 영향을 미칠 가능성 때문에 상황의 심각성은 더하다고 말한다. 미국 뉴욕 주 산하의 공공기관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는 퇴직자들로 인한 재정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요금인상이라는 미봉책으로 재정문제 해결을 꾀하곤 했다. 공공기관에 연금위기가 찾아오게 되면 그 부담을 일반 시민들에게 전가시키는 악순환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악순환을 막고자 했던 시정부의 노력은 결국 2005년 12월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뉴욕 시민들의 발을 묶어버렸던 파업으로 이어져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만다.
샌디에이고 시 정부의 연금위기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재정문제가 발생했을 때 공공 서비스 요금과 세금인상 같은 옵션을 선택할 수 있었던 뉴욕과 달리 샌디에이고는 공화당 특유의 정치 문화로 인해 세금인상이라는 옵션을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여전히 정치가들은 선거를 위해 미래를 담보로 한 장밋빛 약속을 했고, 점점 확대되는 시 정부의 연금채무를 해결할 의지는 없었다. 그 결과 샌디에이고 시 정부의 연금위기가 발생했을 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진실을 ‘은폐’하는 일 외에는 없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시장이 두 번 바뀌었고, 수많은 공무원들과 정치가들이 고소당했으며, 재정위기 타개를 위한 시 정부 차원의 채권 발행 또한 불가능해졌다. 게다가 그 대가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 되었다.

▶ 잘못된 복지가 쏟아내는 세금 폭탄
복지문제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수많은 국가에서 현실화되고 있는 문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기업과 공공기관 그리고 정부는 미래를 담보한 실현 가능성 없는 약속들을 남발해왔다. 이제 그 약속들을 지켜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그런데 특정 이익집단의 이기적 요구,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과 의사결정, 정치가들의 정치적 이해관계 등이 장애물로 버티고 있다. 그 결과는 거대한 기업의 파산이 될 수도 있고, 공공기관의 파업으로도 이어질 수 있으며, 정부의 재정 파탄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미래 세대의 희생이다. 지금의 복지는 현재를 위해 미래를 저당 잡힌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잘못된 복지는 엄청난 세금 폭탄을 쏟아낼 수도 있다.
2005년 12월 우리나라에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어 운영된 지도 5년이 지났다. 매년 가입자 수와 적립금이 꾸준히 증가하여 어느덧 가입자 수 200만 명과 적립금 30조 원을 바라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한 노조의 역사와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 속도까지 고려해보면 로저 로웬스타인의 우려가 생각보다 빨리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미래는 언젠가 현실이 된다. 우리의 미래가 뼈아픈 현실이 되지 않도록 방향을 살펴 다함께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는 논의와 방안이 절실하다.
목차
프롤로그_미래를 저당 잡힌 사람들

제1부_바퀴 달린 연금회사

1_월터 루서와 디트로이트 협약
GM에게 좋은 것은 지금 누구에게 좋은 것일까?/시대의 발명품 ‘은퇴’/노동자들의 성인/GM과 포드를 굴복시킨 UAW/연금제도의 서막/공공복지에 대한 기업들의 공포/시한폭탄을 떠안은 기업들/봇물 터진 요구사항/스튜드베이커의 파산/건방진 디트로이트 사람들/국가 없는 복지의 한계

2_루서주의의 쇠퇴
납덩이가 실린 자동차의 핸들을 잡다/정부를 외면한 노조와 기업/지금 못 주겠다면 미래에 달라/크라이슬러의 최대 납품업자가 된 건강보험조합/보호무역까지 외치게 된 빅3/퇴직자들이 가져간 경쟁력/회계사들의 마법/자동차회사들이 공공건강보험에 반대한 이유/개발비마저 삼키는 퇴직연금과 건강보험/죽음의 소용돌이/베들레헴제철의 경고/너무 많은 부양가족들/미국에게 좋은 비극?/루서의 메아리가 들려오다/승자는 없었다

제2부_악마의 협정

3_선택받은 계층, 공무원
공공 분야의 GM, 뉴욕 지하철/예정된 궤도 이탈/레몬처럼 쥐어 짜였던 공무원들/공무원들을 하나로 묶어준 연금 이슈/공산주의와의 결별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다/공공노조에 날개를 달아준 리틀 와그너/파업으로 승리하다/연금인상, 공무원 세계의 새로운 유행이 되다/공짜 연금을 뿌리는 산타클로스/하늘로 뻗은 뉴욕의 다리/빈털터리가 된 세계 최고의 금융도시

4_파업으로 가는 길
김샌 코크의 분노/난장판으로 변한 쇼/외부로 손을 벌리다/지옥의 바퀴가 굴러가다/진실을 가리는 커튼이 쳐지다/되찾은 황금 수도꼭지/양 진영의 새로운 두 리더/테러보다 무서운 연기금 채무/오래된 인질/아직 태어나지 않은 노동자를 위하여/브루클린 다리를 걷는 세 번째 뉴욕 시장

제3부_부패로 얼룩진 복지

5_최고의 도시, 샌디에이고
더러워진 바닷가/13번째 수표/아름다운 도시의 이상한 문화/샌디에이고의 은행이 된 연기금/황금 제복을 입다/기발한 안전장치, 기폭제/내 돈이 아니라면 관대하라/새로운 시장을 맞이하다

6_연금을 둘러싼 음모론
은폐, 혹은 자포자기/위기에 대처하는 샌디에이고식 방법/또 다른 약탈/스스로를 기만한 연금 이사회/엔론을 닮아가는 결말

7_탐욕의 부메랑
시청을 둘러싼 먹구름/하수도에서 시작된 전염병/잠에서 깨어난 공무원연금기금/샌디에이고의 파수꾼들/운명을 바꾼 동그라미/햇빛을 피하지 못한 박쥐들/채무를 물려받다/끝나지 않은 탐욕의 서사시

에필로그_희망의 불씨를 찾아서
옮긴이의 글_미래는 인간이 빚어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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