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외치던
미국의 정치와 시스템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정실주의, 미국의 자본주의를 무너뜨리다”
미국의 자본주의 시스템은 곧 ‘자유’의 상징이다. 누구든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다는 공평한 기회의 원칙은 미국인들은 물론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부푼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온 수백만의 이민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할 만큼 위대하고 매력적인 것이었다. 능력주의와 경쟁이 죄악으로 간주되지 않은 나라, 그것이 바로 ‘미국’이고 그 근간을 이루는 것이 바로 ‘자본주의’다.
역사·지리·문화·제도 등 여러 면에서 운이 좋은 조건들은 미국의 자본주의를 특별하게 만들었고, 그것이 견고하게 뿌리내릴 수 있게 했다. 또한 미국의 자본주의는 가난한 정부의 도움을 받지 않고 기업가들이 스스로 생존을 위해 경쟁시장에서 싸우고 이기면서 발전시킨 것으로, 국가의 창작품이나 연고주의 의해 부자가 된 여타 다른 나라의 자본주의와는 배경이 다르다. 미국에서는 민주주의가 산업화에 앞섰다는 점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차별화된 미국식 자본주의에 대한 미국인들의 지지와 신념은 그 어떤 나라의 국민보다 강했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 각지에서는 ‘티파티’ 혹은 ‘월가를 점령하라’와 같은 자발적인 사회운동들이 벌어지고 있다. 최고경영자의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시위의 주제 가운데 몇 가지는 대중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얻었고, 미국의 자본주의가 뭔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불안과 의구심은 많은 학자들을 공공의 광장으로 불러 들였다.
실제로 미국의 정실주의는 생각보다 곳곳에 만연되어 있다. 도산하게 내버려두기에는 너무 큰 대기업과 은행들, 로비를 이용한 가장 해로운 정실주의가 존재하는 공립학교 제도 등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시장을 지배하고 규제 기관을 포획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1퍼센트가 ‘이 나라의 경제 시스템은 부자들에게 부당하게 유리하다’라고 생각했고, 77퍼센트는 ‘몇몇 부자와 대기업들이 너무 큰 힘을 가지고 있다’라고 믿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이자 전 세계 자유의 수호자들의 본보기였던 미국 자본주의에 대한 신뢰가 조금씩 무너지고 있다는 증거다. 문제점들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고, 개혁을 주도해야 하는 정부가 시장을 지배하는 대기업과 기득권세력에 의해 포획되고 있음에 많은 사람이 분노를 느꼈다.
이 책의 저자인 루이기 진갈레스 역시 미국의 자유시장 시스템에 의해 꿈을 이루고 수혜를 입은 경제학자로서 미국의 자유시장의 개념이 견고한 기업의 이해관계들에 의해 점차 장악되어 미국 민주주의의 균형 상태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점에 분노한다.
“이 책은 학문적인 책도 아니고, 최근의 경제학적 발견을 요약한 개요서도 아니다. 미국 경제 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한 서술이고 변화를 위한 열정적 외침이다.”
미국식 자본주의를 위대하게 만들었던 친시장 원칙이 어떻게 친기업 세력에 의해 압도되었는지에 대한 강력한 설명을 바탕으로, 어떻게 함으로써 특권과 불공정의 짝퉁 자본주의가 아닌 자유와 번영의 진짜 자본주의의 길로 다시 들어설 수 있을지 그 해결책을 함께 짚어본다. 미국이 안고 있는 시장경제의 문제점을 대부분 우리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한국사회가 국가주의, 특권주의, 계급주의를 타파하고 진정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함께 모색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탈리아의 정실주의에서 탈출하고자 미국으로 건너온 경제학자가
냉철한 분석과 통찰력으로 흔들리고 있는 미국의 시스템에 대한 개혁을 요구하다!
“우리는 돈을 잃는 것보다 자유를 잃는 것을 걱정해야 한다”
1980년대, 정실주의가 만연한 이탈리아를 떠나 미국으로 건너온 한 경제학자의 눈에 비친 미국이란 나라는 운이나 지인이 아닌 ‘근면’이 성공의 열쇠인 나라였다. 허레이쇼 앨저의 소설주인공처럼 사람들은 정직, 검소, 성실과 같은 덕목이 언젠가는 보상으로 돌아올 거라고 믿으며 시장경제 시스템을 대부분 받아드렸다.
하지만 1998년 연방준비위원회가 당시 규모가 가장 컸던 헤지펀드인 LTCM을 구제한 일을 시작으로 저자는 고국인 이탈리아에서 느꼈던 족벌주의와 정실주의의 폐해가 미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의 경제성장 잠재력을 강탈했던 정실주의가 미국의 자유마저 강탈하는 것을 원치 않는 저자는 냉철한 분석을 토대로 원인을 제시하고 해결책을 강구하는 젊은 경제학자의 시선으로, 객관적이지만 미국의 과거 번영을 그리워하는 이민자의 시각에서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
책의 구성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에서는 차별화된 미국의 자본주의가 생성된 배경과 그 특징, 현재 도전받고 있는 과제들을 토대로 문제점을 면밀히 분석하고, 2부에서는 논거에 걸맞은 아이디어와 대안이 될 수 있는 해결책들을 제안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가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사리를 채우려는 기업들과 정치인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경쟁이 사라진 동인도회사의 역사와 반독점법에 대해, 승자 독식 경제학과 로비에 대한 저자의 날카로운 시각이 책을 읽는 내내 현재 미국 사회에 뿌리 내리고 있는 폐단과 문제점을 되돌아보게 하고 앞으로 자본주의 시스템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누구나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평평한 운동장을 가지고 있는가?
“자본주의 체제의 진정한 천재성은 ‘경쟁’에 있다.”
미국 경제의 초석을 이루던 친시장 시스템이 지난 10년간의 경제 사건들로 인해 부패한 정치인들에 의해 굴러가는 친기업 시스템으로 점점 퇴락의 길을 걷고 있다. 친기업 시스템은 거대한 기득권세력에 의해 부자를 더욱 부자로 만들고 경쟁할 기회조차 사라지게 한다.
자유경제 시스템 안에서 사람들은 ‘소득의 균등’이 아닌 ‘기회의 균등’을 원한다. 자유롭고 경쟁적인 시장은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부의 창조자였다. 시장이 마법을 부리기 위해서는 운동장이 평평하고 진입이 자유로워야 하지만, 현재 미국사회의 친기업주의와 정실주의는 이 운동장에 높은 장벽을 계속해서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실력에 따라 보상을 받아야 하며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라는 데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동의한다. ‘경쟁은 선(善)을 위한 엄청난 힘의 원천’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경제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좀 더 많은 경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학자들이 자유시장의 혜택이라고 말하는 대부분의 우아한 결과들은 시장이 경쟁적으로 작동한다는 가정에 기초한다는 점도 진갈레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가령, 미국의 어떤 주라도 다른 주들과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주민에 대한 독점권이 없고, 기업이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끌어들여야 하는 것처럼, 미국의 주들은 최상의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고 상대를 감시하는 일에 소홀할 수 없었다. 그러한 경쟁이 선의 결과를 가져왔음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또한 경쟁은 차별을 징벌함으로써 사회적 혜택을 만들어낸다. 경쟁적 시장에서는 거래를 거부함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려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더 손해를 보게 된다. 이런 이유로 경쟁의 강도가 증가할수록 차별은 감소한다.
진갈레스의 주장을 큰 맥락에서 본다면 ‘친기업이 아닌 친시장 시스템의 복원’이다. 친시장 시스템에서 ‘경쟁’은 과거 미국이 누린 번영과 자유주의의 천재성을 되찾는 것에 있어 필수다. 그는 이 책이 경쟁을 촉진하고 정실 자본주의에 저항하려는 어떠한 노력에도 사회적 명성을 부여할 필요성이 있음을 일깨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랐다.
특히 학계의 역할을 촉구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일지도 모르는 싸움에서 바위가 더 거대해지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일반 시민들의 관심 또한 변화의 시작임을 강조한다. 희박한 확률에도 불구하고 기득권에 대항하여 싸우는 전투가 반드시 지는 전투는 아니라고 말하는 그는 자유롭고 경쟁적인 사회에서 서로 대항하는 힘들은 언제나 존재하고 그 힘들이 문제를 고치기에 충분히 강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 힘들은 거기에 있고 우리는 그 힘들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며 희망을 말한다.
이 책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나 개인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언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이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우리가 공적인 일에 대해 우려하고 우리의 제도들을 개선하기 위해 기꺼이 노력한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유사한 노력들이 모일 때,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평평한 운동장’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미국의 경제 시스템이 우리의 것과 같을 수는 없지만 세계화라는 큰 흐름에 비춰볼 때 같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우리에게 변화를 이끌어내는 그 시작이 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