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곳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간다는 것을 어떤 의미일까? 열 달 동안 엄마의 뱃속에서 아늑하고 따뜻한 시간을 보냈을 아기가, 이윽고 세상 밖으로 나가야만 하는 순간이 왔을 때 느낀 심정은 어땠을까?
이 책은 우리가 평소 생각해본 적 없었던 ‘아기’의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아기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은 우유가 강처럼 흐르고 꽃향기가 가득한 곳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기는 ‘작은 구멍’을 발견한다. 부족할 것 없던 아기의 일상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그 작은 구멍으로 인해 서서히 망가져 가고 아기가 사랑하던 꽃과 아기의 살을 찌우던 우유마저 말라…… 아기를 두렵고, 슬프게 만든다.
이처럼 <마음의 비율>은 자신의 삶을 구하기 위해 용기를 낸 아기가 자신의 불안과 마주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그렸다. 아기로 인해 자신의 마음속 구멍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는 독자평처럼, 누구나 그런 마음속 구멍을 가지고 살아가기에, 누구라도 이야기를 따라가는 내내 아기의 여정을 응원할 수밖에 없게 된다.
아기는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를 마주하는 것은 어렵기만 하고, 세상 앞에 설 때마다 마음은 작아져 다시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것만 같다. 새로운 곳에 가거나 낯선 환경에 놓일 때, 때로 세상 앞에 작아질 때……때로 여러 마디의 미사여구보다 소박한 말 한마디에 큰 힘을 얻어가는 것처럼, 이 책 <마음의 비율>이 주는 울림은 어느 때보다 크게 다가온다.